코골이 수술을 해도 코를 다시 골게 되는 이유는? – 이우정 원장(한의신문 12월 5일 자)

한의신문에 실린 이우정 원장님의 코골이 수술을 해도 코를 다시 골게 되는 이유에 관한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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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젖성형술 받았어도 코를 다시 골게 되는 경우가 90% 이상
잘못된 목젖성형술로 식도에 문제, 음식물 삼킬 때 사레 걸려
입천장 윗부분 비강과 부비동 공간 넓은 확보가 치료의 정답

 

 

 

한의신문 프로필 사진코골이를 말하기 전에 먼저 비강과 부비동 공간의 기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강과 부비동은 머리의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호흡의 통로로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이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은 콧구멍을 시작으로 하여 복잡하게 칸막이가 많은 계곡을 지나고 적당한 위치에 부비동으로 관이 연결되어 숨을 쉴 때마다 비강과 부비동의 모든 공간으로 공기가 훑고 지나가게 되어 있는 과학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구조는 사막의 건조한 공기를 들여 마셔도 폐에 공기가 들어가는 0.25초 만에 습도 70~80%의 공기로 변화시켜준다. 이는 기관지와 폐 건강에 가장 적합한 습도인 것이다.

 

또 영하 40도의 공기를 들여 마셔도 0.25초 만에 이 공간을 통과하는 공기는 36.5도의 공기로 바뀌게 되는데 이 자체가 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공기 청정기, 가습기, 난방기, 에어컨도 이를 쫓아오지는 못할 것이다. 온도조절, 습도조절에 공기정화 기능까지 0.25초 만에 해결해 내면서 이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감쪽같이 해치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훌륭한 비강과 부비동을 이용하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정화되지 않은 공기가 직접 기관지로 유입되어 자극을 주게 되면 기침 감기에 잘 걸리게 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또 비강과 부비동을 무시한 공기는 인후와 후두와 편도선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목이 자주 아프게 되고 목소리를 탁하게 하는 주범이 된다.

 

이것은 비강과 부비동의 기능의 1차적인 기능으로 참 중요한 기능이다. 그런데 비강과 부비동 기능의 2차적인 기능으로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으로 공기가 지나가면서 벌어지는 진짜 마술은 대뇌의 보호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비동의 기능을 찾아보았다. 30여년 전 대학 다니던 그때나 지금이나 부비동의 설명은 변하지 않았다. 부비동의 기능이 7개의 가설로 되어 있었고 아직 확실한 이론이 없었던 것이다. 어느 책에 이런 글이 있었다.

 

부비동은 환풍기와 같은 과열방지장치 역할

 

“어떤 의미로 부비동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부비동이란 눈을 둘러 싼 뼈들이 만나는 곳에 생긴 두개골의 빈 공간에 불과한 것 아닐까? 한 번 생각해 보라. 부검을 한다고 해도 부비동만을 적출해서 표본병에 담아 두진 않는다. 이러한 모순 때문에 인류학자와 의사들은 애초에 왜 부비동이 생겼는지 궁리해 보게 되었다.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7가지의 이론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환자를 치료하다가 컴퓨터를 바라보게 되었다. 컴퓨터의 환풍기에 먼지가 많이 끼었던지 잡음이 나면서 끌끌거리고 있었는데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더니 아주 컴퓨터가 정지해 버린 것이었다.

 

그 순간 부비동이 컴퓨터 보다 더 정밀한 뇌에 있어서 컴퓨터의 환풍기와 같은 과열방지장치란 것을 번뜩 알게 되었다. 아, 컴퓨터를 모르던 시대에는 부비동의 기능을 설명하기 어려웠겠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다.

 

그러고 나서 두개골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에는 인간의 중요한 감각인 오감이 다 자리하고 있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감각까지 초정밀 감각기관이 모두 한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초정밀 감각기관은 온도가 일정해야 제대로 된 정보처리를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하여 지구상 가장 정밀한 정보처리 기관인 뇌와 더불어 인체 오감의 제대로 된 정보처리를 위하여 비강과 부비동이 컴퓨터의 환풍기와 같은 과열방지 장치인 것을 알게 되었다.

 

코골이 방지, 혀에 관심갖고 기도확장술 시술

 

코를 골게 되는 이유를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이용하여 설명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비강과 구강을 구분 짓는 입천장을 살펴보면, 딱딱한 뼈로 되어 있는 앞부분의 경구개와 목젖으로 연결되는 말랑말랑한 뒷부분의 연구개로 되어 있다.

 

코로 숨을 들이쉴 때 바로 연구개 부분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것을 코골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종이 두 장을 밀착하여 그 사이에 피리 불듯이 바람을 통과시키면 종이 두 장이 바르르 마찰을 일으키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이치가 된다.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이 넓으면 호흡으로 공기가 드나들 때 종이 두 장이 맞부딪히는 마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강과 부비동 공간이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좁아지게 되면 호흡을 할 때 공기가 드나들면서 피리를 부는 것처럼 입천장이 떨리면서 소리가 난다. 이것이 코골이다.

 

나이가 들어 목젖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 코를 잘 골게 되기도 한다. 비만으로 비강과 부비동 공간이 좁아들면 코를 잘 골게 된다. 술 때문에 코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같다. 술로 인해 비점막이 붓게 되면 공간이 좁아져 당연히 코골이 소리가 커질 것이다.

 

코골이 소리를 줄이려면 당연히 소리 나는 부분의 공간을 넓혀서 호흡으로 공기가 유입될 때 마찰로 인한 소리 발생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비인후과의 코골이 치료에서는 목젖이 늘어져 소리가 나는 것으로 여겨 목젖에 주목하고 있어서 코골이를 줄이기 위해 목젖을 잘라내는 시술을 주로하게 되는데, 이를 목젖성형술이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목젖의 길이가 유난히 긴 사람이 있다. 원래 길었거나 나이가 들면서 늘어진 목젖을 조금 잘라내면 코골이 소리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 시술에서는 최대한 조금 잘라내면서 코골이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자 주안점이 된다.

 

너무 조금 잘라내면 코골이 소리가 줄지 않고, 너무 많이 잘라내면 목젖의 기능 중 하나인 기도와 식도의 칸막이 역할이 줄어들게 되어 음식을 삼킬 때 사레에 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수술을 했다. 처음엔 코골이 소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목젖성형술을 시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코를 다시 골게 되는 경우가 90% 이상이라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엔 똑같은 방법으로 재수술을 할 수가 없다. 사레에 걸리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에 다른 수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혀에 관심을 갖는다. 중증 코골이에는 이설근 전진술, 설골 고정술, 무근절제 설골 갑상연골 고정술, 설근 절제술, 최소침습 점막하 혀 절제술 등의 수술명칭으로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기도확장술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 입을 벌리고 코골이 소리를 내보자. 그러면 목젖이 흔들리면서 코골이 소리가 난다. 밤에 입을 벌리고 호흡을 하면서 코를 고는 경우는 목젖이 떨리는 소리이므로 목젖을 잘라내면 코골이 소리가 줄어들 터이다.

 

그러나 입을 다물고 소리가 발생되는 위치를 잘 생각하면서 코골이 소리를 내보자. 목젖이 떨리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입천장에서 소리가 난다.

 

코골이 소리를 흉내 낼 때 코로 공기를 들이쉬면서 입천장과 목젖을 긴장시켜 비강의 공간을 좁게 하는 만큼 코골이 소리를 조절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코골이 소리가 나는 부분은 잘라낸 목젖부분이 아니라 연구개, 바로 입천장 부분이 된다.

 

그렇다면 입천장 윗부분의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넓게 확보하는 치료가 코골이 치료의 정답이 될 것이다.

 

한의치료, 수술 아닌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확보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넓히는 방법으로 꼭 침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살을 빼도 뚱뚱했을 때보다는 그 공간이 넓어진다. 술을 끊어도 그 공간이 살아난다.

 

목젖을 잘라내는 시술로는 코골이 소리를 줄일 수는 있으나 중요한 비강과 부비동의 기능을 살아나게 할 수는 없으므로, 환자 스스로에게 실제적인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넓히는 코골이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인 것이다. 왜냐하면 비강과 부비동 공간은 컴퓨터의 환풍기처럼 머리의 과열방지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대 교수로서 성악을 전공하는 50대 후반의 남자 교수님을 치료하였다. 목젖을 잘라내고도 1년이 채 안되어 코를 다시 골게 된 것이다.

 

비강과 부비동공간이 넓어져야 마찰이 일어나는 입천장의 접촉 면적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성악가이시나,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점 중의 하나인 비강호흡과 구강호흡의 차이점을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 환자도 역시 목젖성형술을 받은 이후에도 밤에는 여전히 입으로 호흡하면서 잠을 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수술이 아닌 비강과 부비동 공간을 확보하는 비염과 축농증 치료와 같은 한의학적인 침 치료와 비강습부항 치료를 받은 후 코골이 소리가 줄면서 24시간 코로 숨 쉬는 것이 가능해진 이후에야 과거의 구강호흡을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코를 치료해야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도 공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수술은 코골이 소리는 줄일 수 있으나, 코로만 숨 쉬게 만드는 개념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들도 코골이 소리만 줄어들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수술로 코골이 소리가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살면서 코골이 소리가 발생하는 입천장부위의 공간이 점점 좁아지게 되면 코골이 소리가 다시 살금살금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치료 후 그 분이 물었다. “잘라낸 목젖을 다시 자라게 할 수는 없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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