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숨을 쉬면 이석증, 이명 더 심해질 수 있어

증상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입으로 숨을 쉬면서 구조가 망가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입으로 숨을 쉬면 이관 입구 좁아져

코로 숨을 쉴 때, 이관까지 바람이 통해야 귀가 숨을 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귀도 숨을 쉬어야 망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입으로 숨을 쉬면 바람이 목구멍과 입천장을 긁고 나옵니다. 그러면 목구멍이 칼칼해지고 충혈됩니다. 입천장 역시 살짝 충혈되고 부으면서 이관 입구가 자꾸 좁아지게 됩니다.

비행기 탈 때 귀가 먹먹하신 분들은 입으로 숨을 많이 쉬었다는 증거입니다. 입으로 숨을 쉬어 이관 입구가 좁아진 만큼 귀가 먹먹한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이관 입구가 막히면 이명이 잘 생깁니다. 나이 들면 가는귀를 먹고 이석증, 전정기관염이라는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청력은 구조만 망가지지 않는다면 유지할 수 있어

저는 오늘부터 매일 코숨 테이프를 잘 붙이고 잔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귀는 안 망가진다고 말씀드립니다.

청각은 엄마 뱃속에서 태아 시절에 제일 먼저 발달하는 감각기관입니다. 사람이 임종할 때 귀로 소리는 듣는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수 있는 감각이 청각입니다. 왜 그럴까요?

태아 시절에 청각이 가장 먼저 생기는 감각인 이유는 신경만 발달해도 소리가 들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눈동자는 완전한 혈관 조직이라 영양공급이 유지되지 않으면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안 되면, 백내장에 걸리거나 눈이 침침해지고 초점이 안 맞는 등 눈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집니다.

이에 반해 귀는 영양공급이 상대적으로 필요 없는 구조물입니다. 어렸을 때, 종이와 실을 갖고 전화기를 만들거나, 소라껍질을 귀에 대본 적 있으시죠? 이러한 구조면 소리가 울려서 잘 들립니다.

휴대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원이 부족할 때, 카메라를 켜면 ‘전원이 부족하여 카메라를 작동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메시지가 뜹니다. 하지만 귀로 하는 통화는 전원이 나갈 때까지 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귀는 상대적으로 영양공급이 필요 없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이 구조가 망가지지만 않으면 청력이 떨어질 이유가 없는 겁니다.

이명과 이석증, 입을 벌리고 자면 더욱 심해져

귀도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관에 바람이 잘 안 통하면 귀가 숨을 잘 못 쉬게 됩니다. 그러면 이명도 잘 생기고, 가는귀도 잘 먹고, 이석증, 전정기관염이라는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는 거죠.

주변에 이석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이석증으로 고생하실 때 증상이 제일 심한 때가 있습니다. 주로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입니다. 일어나서 고개를 들면 머리가 핑 돌면서 넘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밤에 입을 벌리고 잤기 때문입니다.

이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이명 소리가 제일 크냐고 물으면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이라고 합니다. 이유는 같습니다. 밤에 입을 벌리고 잤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명증을 치료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이명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입으로 숨을 쉬면서 구조가 망가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입을 딱 다물고 자면 지금보다 심해지진 않습니다. 이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가 점차 커진다고 합니다. 피곤할 때 조금 커지고, 컨디션 좋을 땐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1~2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이명 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입으로 숨을 쉬어서 이관이 상했을 테고, 그만큼 증상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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