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축농증 수술이 원인이 되는 빈코증후군

하비갑개를 절제했는데도 코가 답답하다면

빈코증후군은 단순히 하비갑개 절제술로 통로를 넓혀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코의 일차적인 기능과 이차적인 기능이 확실히 훼손된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증상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빈코증후군이란?

 

오늘은 빈코증후군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빈코증후군, 영어로는 ‘empty nose syndrome’입니다. 코는 뚫려있는데, 뚫려있는 것 같지 않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빈코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비염이나 코막힘이 심하면 수술하는데, 이때 하비갑개 부분을 절제합니다.

 

하비갑개를 많이 절제한 분 중 코는 뚫려 있는데, 답답한 코막힘을 호소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았다고 합니다. 이를 경험한 의사들이 ‘빈코증후군’이라는 병명을 붙였습니다. 하비갑개를 많이 절제하면 코가 더 불편해지는 증상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현재 하비갑개를 과도하게 절제하지 않고 수술하는 노하우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빈코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가 뚫려있는데도 답답한 이유

 

왜 환자들은 코는 뚫려있는데도 더 답답하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하비갑개가 너무 많이 절제되면 코로 숨 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비갑개가 숨을 쉬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저항으로 작용하는데, 그런 저항이 느껴지지 않아서라고 설명합니다.

 

하비갑개의 기능이 약해져서라고도 설명합니다. 하비갑개가 많이 절제되면 건조하게 느껴지고 코에 바람이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습윤 작용이 덜 이루어져서 더 건조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빈코증후군의 원인, 코의 기능이 훼손된 것

 

그런데 저의 설명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코의 기능이 호흡의 통로라고만 생각하면 콧구멍이 넓어지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코의 기능은 일차적인 기능과 이차적인 기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차적인 기능은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코를 통과하면서 36.5도로 데워지고, 습도는 85%로 가습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화된 공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갑니다.

 

이처럼 공기의 질을 바꾸는 게 일차적인 기능인데, 하비갑개가 많이 절제되면 일차적인 기능이 훼손되어서 코가 뚫려있는데도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코의 이차적인 기능은 뇌의 과열 방지 장치 기능입니다. 비강 구석구석 공기가 통과하면서 일차적인 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의 과열 방지 장치로써 기능하는데,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환자는 숨을 쉬면서도 어딘가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깊은숨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 들뿐 아니라 머리와 눈의 열을 식히는 등 코의 여러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코는 호흡의 통로입니다. 꼬불꼬불한 공간에 숨이 들어가면서 바람이 구석구석 다 지나가야 합니다. 이는 마치 온돌 구조와 같습니다. 온돌 구조는 베르누이의 효과가 구석구석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코로 숨을 쉬면 숨이 하비갑개로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하비갑개가 있는 하비도, 중비갑개가 있는 중비도, 상비갑개가 있는 상비도 구석구석 바람이 다 들어가야 합니다.

 

온돌 구조에서 구들장이 잘못 깔리면 아랫목만 따뜻하고 윗목은 차갑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 전체에 고루고루 온기가 퍼지지 않게 됩니다.

 

코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도 구석구석 공기가 다 훑고 지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비갑개만 절제하면 구들장이 무너진 것과 똑같습니다. 하비갑개, 하비도 쪽으로만 공기가 지나가고, 중비도, 상비도로는 공기가 지나가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일차적인 기능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이차적인 코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숨이 잘 쉬어지는 것 같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하비도로만 숨이 들어가면 당연히 중비도, 상비도로는 바람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불안해진다든지, 잠을 잘 수가 없게 된다든지 어딘가 초조하고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는 모두 코의 기능과 관계있는 것입니다.

 

빈코증후군은 단순히 하비갑개 절제술로 통로를 넓혀서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코의 일차적인 기능과 이차적인 기능이 확실히 훼손된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증상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빈코증후군의 본질, 온돌 구조가 무너지는 모든 치료는 빈코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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