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수술 후 빈코증후군으로 두통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심해진 사례입니다
비염 수술 후 두통이 더욱 심해진 30대 남성 환자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코치료로 두통이 호전되었으나, 하비갑개 절제술을 받으면서 두통이 극심해졌습니다.
이 환자는 약 3년 전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과한 신경을 쓰면서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진통제로 두통이 가라앉았지만, 업무에 시달릴수록 두통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사를 하다가 울산에서 저희 한의원이 있는 고흥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코치료로 두통을 치료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환자가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환자에게 두통이 나타나는 범위는 앞이마 쪽의 전두통과 편두통이었습니다. 뒷목 쪽으로는 두통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본인에게 비염이나 축농증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두통과 편두통은 비갑개와 사골동 부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골동으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상비갑개와 중비갑개를 위주로 침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세 번의 치료 만에 환자의 두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후 환자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세 번의 치료 후 두통이 사라졌다고 여겼는데, 열흘 만에 두통이 다시 나타났던 것입니다. 당시 환자는 코치료로 두통을 없앨 수 있다고만 생각하고 다른 병원에 가서 비염 수술을 자청했다고 합니다.
하비갑개 절제술을 받은 후 저에게 다시 찾아온 환자를 보면서 매우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하비갑개 절제술 이후 두통의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두통이 24시간 나타나며 더욱 극심해진 것은 물론, 두통의 범위가 머리 전체를 둘러싸고 꽉 조이는 것처럼 커진 것입니다.
환자 본인 표현으로는 두통이 10배는 심해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시 찾아온 환자는 이제 모든 치료에 충실하게 임하겠다며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소 낙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비갑개 절제술은 온돌구조를 가진 비강과 부비동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치료방법입니다.
애초에 이 환자에게 두통이 나타났던 원인은 상비갑개와 중비갑개로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한의원에서 침 치료로 그 공간들로 바람이 잘 통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술 과정에서 상비갑개와 중비갑개를 열어주는 치료가 아니라 하비갑개를 절제해버렸기 때문에 코의 구조 자체가 망가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비갑개가 너무 넓어져서 상대적으로 상비갑개와 중비갑개 쪽으로 공기가 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숨 쉬는 게 더욱 답답해져서 밤에 구강 호흡을 하게 되는 결과까지 초래된 것입니다.
비강과 부비동 공간은 온돌구조와 마찬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들장이 제대로 놓이면 불을 땠을 때 방 전체에 온기가 전해집니다. 그러나 구들장이 무너지거나 해서 구조가 망가지면 온기가 방 전체로 퍼지지 못합니다.
하비갑개를 절제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원리를 가진 비강과 부비동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치료방법입니다. 마치 구들장이 무너지는 것처럼 비강과 부비동 전체에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바뀌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위 사례를 통해 비염이나 축농증 수술 시에 비강과 부비동 공간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치료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